총선 주택 공약, 토론토 집값에 어떤 영향 줄까?
집값이 급등하면서 캐나다 전역에서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토론토처럼 집값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그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토론토 및 광역 토론토(GTA)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이 가구 평균 소득의 3~5배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이 비율은 급격히 치솟았고, 현재는 평균 주택 가격이 가구 연소득의 거의 10배에 이릅니다. 이는 토론토지역부동산위원회(TRREB)와 캐나다 통계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TA가 연방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6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 주요 정당이 주택 문제 해결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으려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럼 자유당, 보수당, 신민주당(NDP) 세 정당이 내놓은 주택 관련 공약이 무엇인지, 이들이 토론토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전문가 분석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GST 면제 공약
자유당의 마크 카니,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예브 두 당 대표 모두 일부 신규 주택 구매 시 연방 소비세(GST) 5%를 면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만, 세부 조건은 다릅니다.
- 자유당: 100만 달러 이하의 신규 주택, 첫 주택 구매자 한정
- 보수당: 130만 달러 이하의 신규 주택, 구매자 조건 없음
Altus Group과 BILD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토론토 지역의 신규 콘도 기준 가격은 1,018,170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공약들이 실제로 토론토 주택 시장의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재판매 주택에는 GST가 부과되지 않으며 지난 10년간 TRREB의 재판매 데이터와 Altus Group 및 BILD의 신규 주택 판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할 때, 토론토 주택 시장의 약 4분의 3은 재판매 주택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McMaster 대학교 캐나다주택연구소의 스티브 포메로이 교수는 GST 감면이 신규 주택 건설을 일부 촉진할 수는 있지만, 자유당과 보수당이 주장하는 “최대 5만~6.5만 달러 절약 효과”는 과장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이유는, 개발업체들이 이미 세금 비용을 주택 가격에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론토의 부동산 중개회사 Realosophy의 대표 존 파살리스 역시 GST 감면을 모든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다음 세대가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젊은 세대나 첫 주택 구매자처럼 실수요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향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주택 건설 촉진 공약
자유당, 보수당, 신민주당 모두 캐나다의 신규 주택 건설을 현재보다 대폭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현재는 연간 약 24만 5천 채가 착공되고 있습니다.
- 자유당: 향후 10년 동안 연간 50만 채로 건설 속도를 두 배로 늘릴 계획
- 보수당: 향후 5년 내 연간 건설량을 15%씩 늘려 결과적으로 현재의 두 배 규모 달성
- 신민주당: 5년 동안 300만 채 건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각 정당은 지자체가 더 많은 주택을 짓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유당은 2023년에 시작된 ‘주택 가속화 기금(Housing Accelerator Fund)’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금은 총 40억 달러 규모로 더 많은 고밀도 주택 허용과 인허가 속도 개선에 동의한 지자체에 기반 시설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유당은 이 기금을 통해 조례 제한을 완화하고 다가구 주택에 대한 지자체 개발 부담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신민주당은 이 기금 규모를 8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고, 이를 ‘캐나다 주택 이전 기금(Canadian Homes Transfer)’으로 상설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모든 지역에 다가구 주택 허용, 대중교통 인접지 중심 개발, 인허가 속도 개선 등을 지자체에 요구하겠다고 합니다. 보수당은 모든 지자체에 대해 연간 주택 건설을 15%씩 늘릴 것을 요구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지자체에는 연방 지원금 일부를 삭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근 전략 vs. 채찍 전략, 효과적인 접근은?
포메로이 교수는 자유당·신민주당의 당근 방식과 보수당의 채찍 방식을 비교하면서 “긍정적인 협력 접근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지자체가 주택 공급을 늦추는 ‘주범’이라는 인식에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실제로 GTA 지자체들은 수만 가구 규모의 주택 개발을 승인했지만, 건설사들이 시장 상황을 이유로 착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보수당의 폴리예브는 최근 온타리오주 밀턴에서 개발 부담금 감면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자체가 개발 부담금을 인하할 경우, 정부가 해당 인하분의 50%를 최대 5만 달러까지 보전해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BILD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2년 사이 GTA의 개발 부담금은 평균 30% 증가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콘도 한 채당 개발 부담금만 10만 달러를 초과하기도 했습니다.
‘적정 가격’ 주택 공급 확대
카니가 이끄는 자유당은 ‘Build Canada Homes’라는 새로운 국영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이 기관은 조립식 주택 건설업체에 250억 달러를 지원하고, 100억 달러는 적정 가격 주택 건설에 투입되며, 이 중 60억 달러는 직접 지원, 40억 달러는 저리 대출 형태로 제공됩니다.
보수당은 이 방안을 “자유당식 관료주의”라고 비판하며, 대신 연방 정부 소유의 건물 6,000개와 수천 에이커의 국유지를 민간 및 공공 주택 개발자에게 매각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단, 이 중 적정 가격 주택 개발에 우선권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신민주당의 싱 대표는 연방 잉여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대신 전부 적정 가격 주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신민주당은 외국인 구매자에 대한 일시적 구매 금지를 영구화하고, 집을 사고 5년 이내 되파는 경우 그 수익을 자본이득이 아닌 일반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살리스는 자유당의 ‘Build Canada Homes’ 제안이 1940년대 이후 가장 “종합적이고 야심찬 전략”이라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투자자 중심의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며, 젊은 세대는 내 집 마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또한 조립식 주택이라는 방식이 GTA 지역에서는 지리적 제약상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실적 한계
GTA 유권자들에게 주택 문제는 분명 중요한 이슈지만, 두 전문가 모두 연방정부가 공급-수요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에서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파살리스는 “대부분의 정책들은 당장 눈에 띄는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공급 확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적정 가격 주택 건설에 보조금을 투자하고, 목적형 임대주택 건설을 장려할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투자자들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여지를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정부가 투기와 투자 목적의 주택 구매를 억제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집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포메로이는 주택 가격 부담 위기를 해결하려면 ‘근본적 정책’이 필요하며, 일회성 대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정부가 어느 정도 주변 여건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시장 경제 속에 살고 있고, 가격은 시장이 정하는 것이라는 게 현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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